사랑을 노래하는 롱사르는 우울한 나르키소스의 모습을 자주 등장시킨다. 사랑에 실패한 자신의 공허한 모습을 샘에서 바라보면서 나르키소스의 운명을 얻었다고 탄식한다. 그런데 그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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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orean
310
KCI등재
학술저널
232-268(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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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노래하는 롱사르는 우울한 나르키소스의 모습을 자주 등장시킨다. 사랑에 실패한 자신의 공허한 모습을 샘에서 바라보면서 나르키소스의 운명을 얻었다고 탄식한다. 그런데 그가 발견하는 것은 불행한 자신의 모습과 더불어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여인의 초상이기도 하다. 특히 여인의 모습이 그의 욕망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그는 자기 상상의 희생물이기도 하다. 그의 정체성은 모호해지고, 그런 모호함으로 인해 불행은 더욱 강화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모호함이 의도된 것이라는 점이다. 경계가 무너진 세계 안에서 서로를 비추게 된 자신과 여인을 통해서 그는 자아와 타자의 구분에서 벗어난 세계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 여인의 아름다움을 비추면서 동시에 자신을 비추는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꽃의 탄생을 그는 기원한다.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는 말의 ‘거울’ 효과를 나르키소스 신화에 부여하는 롱사르에 의해 오비디우스의 나르키소스가 맞이했던 고통과 죽음은 헛된 초상들, 즉 허구가 만들 통합적 세계에 대한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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